권 오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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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무백열(松茂栢悅)이란 말이 있다. "소나무가 무성하니 잣나무가 반긴다."는 뜻으로 친구의 잘됨을 기뻐한다는 의미인데, 여기서는 소나무와 잣나무를 벗으로 비유했으나 생물학적으로 보면 사촌 뻘이 된다. 사촌이 논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고약한 심보에 비하면 지음(知音)을 아낀다는 것은 참 갸륵한 일이다.
-> 소나무와 잣나무의 관계
* 지음 : 거문고의 명인 백아(伯牙)가, 자기의 거문고 소리를 잘 이해해 준 친구 종자기(鍾子期)가 죽은 후, 그 소리를 아는 자가 없다 하여 거문고의 줄을 끊어 버렸다는 고사에서 유래. 마음이 서로 통하는 친한 벗. 지우(知友).
소나무 하나도 그냥 지나쳐 볼 일이 아니다. 자연에 흐드러지게 숨어 있는 비밀이 곧 자연 법칙인 것이니 하는 말이다. 길섶을 지나면서 쉽게 만나볼 수 있는 소나무에는 크게 보아 세 가지, 즉 세 사촌이 있다. 소나무에 가까이 가서 솔잎을 한번 자세히 들여다 보자.
-> 소나무의 종류
* 길섶 : 길의 한 쪽 가장자리
소나무는 이파리가 두 개씩 묶어 나는 것이 대부분인데, 이것이 우리 나라의 재래종 소나무 육송이다. 연년세세 우리와 같이 살아온 그 소나무이다. 자리를 잘 잡은 놈은 길길이 자라 낙락장송이 되지만, 그렇지 못한 것은 땅딸보 왜송으로 남는다. 그러나 낙락장송이나 왜송이나 다 같은 종이다.
-> 육송에 대한 설명
* 육송 : 줄기 부분이 갈색인 소나무
* 연년세세 : 매년
* 낙락장송 : 우뚝 높이 솟아 있는 늙은 소나무
* 왜송 : 크게 자라지 못한 소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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