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의 경제학 / 조홍섭
유난히 덥고 가물었던 올해 10월은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래 가장 더웠던 것으로 기록됐다. 올겨울도 예년보다 덜 추우리란 예측이 나온다. 지구 온난화가 점점 더 피부 가까이 다가온다.
온난화의 경고는 흔히 과학자들의 입을 빌려 내려진다. 소수점까지 찍은 예측이 권위 있어 보이기는 하지만 설득력은 글쎄요다. 당장 오늘 지구를 잘 이해하지도 못하는데 수십년 뒤 어떻게 될지 예측하는 일은 불가능하진 않더라도 엄청난 일이다.
최근 한 경제학자가 이 일을 떠맡았다. 세계은행 부총재를 지낸 니컬러스 스턴 영국 정부 경제고문이 1년여 작업 끝에 <기후변화의 경제학>이란 주목할 보고서를 냈다. 지구 온난화는 그에게 사상 최악의 ‘시장 실패’이자 불확실성과 복잡함의 덩어리다. 따라서 과학을 넘어 형평성·정의·윤리 문제이기도 하다. 기후변화는 우리에게 어떤 종류의 사회에서 어떻게 살 것인지를 묻는다.
이 보고서의 결론은 두 가지다. 하나는 지구 온난화를 미리 막지 않는다면 인류는 1930년대 대공황과 맞먹는 경제 파탄을 맞는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흔히 생각하는 것만큼 대책이 힘든 건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온난화를 예방하는 데 드는 비용은 세계 국내총생산의 1%면 되지만 아무 것도 하지 않을 때 세계가 볼 피해는 국내총생산 합계의 20%에 이른다고 예측했다. 지금 대책에 나서는 게 경제적이란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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