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육사는 1904년, 경상 북도 안동에서 퇴계(退溪) 이황(李滉)의 14대 손으로, 6형제 가운데의 둘째로 태어났다. 육사는 5세 때부터 형제들과 더불어 할아버지에게서 한학(漢學)을 배웠는데, 총명하여 그 수준이 매우 높았다. 그의 할아버지 이중직은 학식(學識)이 뛰어나고 성품이 겸손한 선비였으므로, 이중직이 거처하는 사랑방에는 늘 선비들이 머물러 나라의 현실과 도리를 함께 토론하기를 즐겼다. 육사는 그런 조부 밑에서 성현의 말씀을 배워 가며 자라났다. 그러다가 12세부터는 보문 의숙, 백학 서원을 거쳐 일본 유학길에 올라 새로운 학문을 익히는 데 힘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