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가) “남대문 정거장까지 말씀입니까?”
하고 ㉠김 첨지는 잠깐 주저하였다. 그는 이 우중에 우장도 없이 그 먼 곳을 철벅거리고 가기가 싫었음일까? 처음 것, 둘째 것으로 고만 만족하였음일까? 아니다. 결코 아니다. 이상하게도 꼬리를 맞물고 덤비는 이 행운 앞에 조금 겁이 났음이다.
그리고 집을 나올 제, 아내의 부탁이 마음에 켕기었다. 앞집 마마한테서 부르러 왔을 제 병인은 그 뼈만 남은 얼굴에 유일의 생물 같은 유달리 크고 움푹한 눈에다 애걸하는 빛을 띠며,
“오늘은 나가지 말아요. 제발 덕분에 집에 붙어 있어요. 내가 이렇게 아픈데…….”
라고 모깃소리같이 중얼거리며 숨을 걸그렁걸그렁하였다. 그 때에 김 첨지는 대수롭지 않은 듯이,
“압다, 젠장맞을. 빌어먹을 소리를 다 하네. 맞붙들고 앉았으면 누가 먹여 살릴 줄 알아?”
하고 훌쩍 뛰어나오려니까 환자는 붙잡을 듯이 팔을 내저으며,
“나가지 말라도 그래. 그러면 일찍이 들어와요.”
1. 이 글에 대한 설명으로 옳지 않은 것은?
①시간의 흐름에 따라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다.
②인물의 내면 심리 상태를 훌륭하게 표현하고 있다.
③자연스러운 토속어의 사용으로 글의 맛을 더해주고 있다.
④간결하고 산뜻한 문어체 문장을 사용하고 있다.
⑤집과의 거리가 가까워지면서 갈등이 더욱 깊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2. ㉠처럼 김 첨지가 주저한 이유는 무엇인가?
①거리가 너무 먼 곳이었기 때문에
②비가 많이 오는 상황에 가는 것이 탐탁치 않아서
③손님의 성격이 주인공과 맞지 않았기 때문에
④김 첨지가 일하는 동네가 아니었기 때문에
⑤이어지는 행운에 불길한 마음이 들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