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가) 딸을 낳으면 그 딸아이의 몫으로 논두렁에 오동나무 몇 그루를 심고, 아들을 낳으면 ㉠선산에 그 아들 몫으로 소나무나 잣나무를 심었다. 이렇게 탄생과 더불어 심은 나무가 그 아이에게 있어 내나무인 것이다.
딸이 성장하여 시집갈 나이가 되고 혼례 치를 날을 받으면 십수 년간 자란 이 내나무를 잘라 농짝이나 반닫이 등의 가구를 만들어 주었다. 아들의 경우 내나무는 나무의 주인이 죽을 때까지 계속해서 자라게 둔다. 60년 안팎 자란 내나무는 우람한 관목이 되게 마련이다. 이 내나무는 주인의 관을 짜는데 사용되었다.
(나) 이처럼 내나무는 나의 탄생과 더불어 나와 ㉡숙명을 같이하고 죽을 때에는 더불어 묻히는 존재였다. 이 세상에 자연과 인생이 이토록 밀접한 동반 관계를 맺고 사는 나라가 있었을까 싶다. 이제는 내나무도 우리 나라의 사라진 풍속 중의 하나가 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