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종아리를 맞는 것은 상당히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예의 범절에 대한 교훈을 받는 것도 그리 유쾌한 순간은 아니었다. 그래서 이럴 때면, ‘또 잔소리를 하시는구나.’ 하는 불평을 느끼는 때가 많았다. 가사를 돕는 일도 잠깐일 때에는 좋았지만, 시간이 많이 걸릴 때에는 부담스러웠다. 그러나 지금 돌이켜보면 그런 훈련의 과정을 밟은 것이 후일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된다.
(나) 오늘의 부모(父母)들은 자녀들의 생활 태도에 대하여 간섭을 하지 않는다. 자녀들이 자유롭게 크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다. 원칙적으로 매우 타당한 방침 같기도 한데, 그 결과는 별로 좋지 않다. 제멋대로 내버려 두어도 배울 것을 제대로 배우는 질서 정연하고 밝은 사회라면 괜찮을지 모른다. 그러나 현실이 그렇지 못한 까닭에, 실제에 있어서는 가정 교육의 부재(不在)에 가까운 결과를 가져오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