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남자아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제 누이동생을 돌아보고 말했다. “네가 돈을 내.” 나는 손을 내밀었다. 다음 순간, 꼭 쥐어진 여자아이의 주먹이 내게 다가왔을 때, 나는 앞으로 일어나게 될 사태를 금세 알아챘다. 그리고 그 어린 소녀의 입에서 나올 말까지도. 소녀는 쥐었던 주먹을 펴고, 내 손바닥에 5센트 짜리 백동화 두 개와 10센트 짜리 은화 한 개를 쏟아 놓았다. 그 순간, 나는 먼 옛날에 위그든 씨가 내게 물려준 유산(遺産)이 내 마음 속에서 솟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그제서야 비로소, 지난날 내가 그 노인에게 안겨 준 어려움이 어떤 것이었나를 알 수 있었고, 그가 얼마나 멋지게 그것을 해결했던가를 깨닫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