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옛날에 어떤 도둑이 있었다. 그는 아들에게 자기의 기술을 모두 가르쳐 주었다. 그랬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아들은 자기의 재주가 아버지보다 낫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 훔치러 들어갈 때면 늘 아버지보다 앞서 들어갔고, 나올 때에는 아버지보다 나중에 나왔으며, 보잘것 없는 것은 버리고 값진 것만 가지고 나왔다. 게다가 귀는 멀리서 나는 작은 소리도 잘 들을 수 있었고, 눈은 어둠 속까지 꿰뚫어 볼 수 있었다.
㈏ 마침내 여러 도둑들이 그를 칭찬하자, 아들 도둑은 슬그머니 자만심이 생겼다. 그래서 어느 날, 아버지에게 자랑삼아 이렇게 말했다.
이제 저의 기술은 아버지에 비해 조금도 손색이 없습니다. 게다가 힘도 아버지보다 더 세니, 이런 실력(實力)이면 무슨 일인들 못 하겠습니까?그러자 아비 도둑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