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만 양보를 해야 해요?” 형과 방을 같이 쓰는 가람이는 방안이 어질러진 것을 보고 어머니에게 불평을 늘어놓았다. 화를 억누르며 방을 치우다 형의 스케치북에서 ‘사랑하는 내 동생’이라는 제목의 그림을 보았다. 그리고 그림 뒷면에는 ‘대학 입학 시험 준비 때문에 잘 챙겨주지 못한 가람이를 생각하며’라는 글도 보았다. 가람이는 형에 대한 원망이 사라졌다

어머니가 아프시다. 어머니의 막노동이 병을 키우신 것이다. 나는 잠에서 일어나 어머니의 병 수발을 도왔다. 수건을 적셔 어머니의 얼굴을 닦아드리고 밥도 먹여 드렸다. 동생이 일어났다. 늦게 일어난 것이 미안한 듯 형에게 꾸벅 인사를 하고 방 청소를 시작했다. 나는 동생에게 약 심부름을 부탁했다. “엄마, 약 사왔어. 이것 먹고 씩씩하게 일어나야 해.” 동생의 환한 웃음에 어머니는 기운이 나는 듯 엷은 웃음을 지으며 나와 동생을 흐뭇하게 쳐다보셨다

환하게 빛 넘치는 산앵두꽃 피었네

세상 사람 중에서 형제만한 것은 없네

들에 있는 할미새처럼 형제는 어려움을 서둘러 먼저 하네

집집마다 화목하고 처자들 즐거우려면 형제의 도리 생각하고 생각해 보게

크게 앞섬을 알게 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