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사전과 관련된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 6․25 전쟁 때 어떤 사람이 남쪽에 있는 친척집으로 피란을 가, 그 집 다락방에서 반 년을 숨어 지내는 동안 아주 만물박사가 되어 돌아왔다. 전쟁 중이었고, 지금처럼 읽을거리가 많지 않던 시절인데, 다행히 그 집 다락방에 백과 사전(百科事典)이 있었다고 한다. 처음엔 불안하고 심심해 시간을 보낼 목적으로 백과 사전을 읽기 시작하다가 나중에는 점점 재미를 붙여 그 백과 사전을 열 번도 넘게 읽었다고 한다. 그러는 동안 그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세상의 일이나 이치에 대해 만물박사가 되었다는 것이다. 사전은 우리 인류가 글을 사용하기 시작한 이후 여태까지 쌓아 온 ㉠‘지식의 보고(寶庫)’이다.
(나) 사전을 찾아보는 일 역시 그러하다. 우리 주변에 아무리 많은 사전이 있다 한들 그것을 들추어 보는 수고를 아낀다면, 아무리 귀중한 지식이라 할지라도 나의 것이 될 수 없다. 사전 안의 지식도 한 번 두 번 그것을 찾아 읽는 가운데 내 머릿속의 지식으로 들어오는 것이다. 지금 다들 사전을 펼쳐 ㉡‘계륵(鷄肋)’이란 낱말을 한번 찾아보라. ‘계륵’의 의미와 그 말이 나오게 된 유래까지 읽고 났을 때 “아, 바로 이런 것이 사전을 찾아 읽는 재미구나!” 하고 깨닫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