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대입논술가이드
45. ‘윤리와 과학’그리고 황교수의 사과
독일 철학자 헤겔은 ‘미네르바의 올빼미는 황혼녘에야 난다’는 말을 했다. 올빼미의 습성에 착안해서 철학이 현실적으로 하는 역할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말이다. 반성의 학문인 철학은 현재나 미래를 개척하는 적극적인 역할보다는 이미 벌어진 사태를 확인하고 의미부여하며 질서를 구축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철학의 한 분과라 할 수 있는 윤리학은 이런 특성을 가장 잘 보여준다. 연구 과정의 윤리성 의혹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황우석 교수는 해명과 사과 기자회견에서 “연구는 단계마다 세계 최초로 진행되는 것”이며, “현실은 앞서가는 과학을 뒷받침하는 윤리 규정이 마련되지 못하는 예가 드물지 않다”고 말했다. 그의 말은 “윤리와 과학은 인류 문명을 이끌어가는 두 수레바퀴”이지만, 언제나 같은 속도로 혹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님을 의미한다. 인류 문명의 역사에서 그의 말을 입증해주는 사례는 수없이 찾아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