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과거사 논쟁과 공리주의

선(善)을 가져오는 행위를 옳다고 보는 입장이 공리주의다. 옳은 행위란 선을 획득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는 셈이다. 선은 좋음(the good)을 의미하며 달리 말하면 이익(interest)을 뜻한다. 우리는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말이나 ‘누이 좋고 매부 좋고’라는 말을 자주 듣곤 하는데, 대개 어떤 선택이나 결정을 할 상황에서 자주 나오는 말들이다. 이러한 말에는 공리주의적 사고방식이 깊게 배어 있다. 둘 다 같은 말의 단순반복이라기보다는 좋은 것이 곧 옳은 것이라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해묵은 과거사 진상 논의나 과거 국가 권력의 불법행위에 대한 논란 속에서, 경제가 어려운 지금 어찌하여 다 지나간 과거 일로 국력을 소진하려 하느냐 하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