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다희를 보면 나는 가슴이 아프다. 다희는 올 봄에 서울에서 시골 고향으로 다시 돌아왔다. 귀농을 했다지만 도시에서 살 수 없는 피치 못할 사정이 이 있었을 것이다. 뽀얗던 다희가 까맣게 타서 노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다희네 가족의 어려움이 내 가슴에까지 잔잔하게 밀려온다.
(나) 창우는 2학년인 동수 형을 따라 학교에 오고, 다희는 4학년인 세희 언니를 따라 학교에 온다. 창우와 다희가 우리 학교에 가짜 학생으로 들어왔을 때, 우리 학교 아이들은 모두 열아홉 명이었다. <중략> 아무튼 창우와 다희는 1학년과 6학년이 함께 공부하는 6학년 교실에 임시로 헌 책상과 걸상으로 자리를 잡았다. 유치원도 없는 학교에 유치원생도 초등 학생도 아닌 창우와 다희는 교실에 있고 싶으면 교실에 있고, 나가 놀고 싶으면 나가 놀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