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태양신은 이 루키페로스가 떠나는 것과 하늘이 붉어지면서 이지러진 달빛이 여명에 무색해지는 것을 보고는 ‘때’의 여신 호라이 자매에게 명령했다.
“이제 마구간으로 가서 천마를 몰고 나오너라. 때가 된 것 같구나.”
(나) 네 마리의 천마는 태양 마차가 엄청나게 가벼워진 데 놀랐다. ㉠멍에에서 느껴지는 무게가 그 이전에 견주어 믿어지지 않을 만큼 훨씬 가벼웠으니 당연했다. 태양 마차와 거기에 타고 있던 파에톤이 어찌나 가볍게 느껴졌는지, 네 마리의 천마는 자기들이 마차를 끌고 있다는 것도 잊어버릴 지경이었다. 바닥에 짐을 싣지 않은 배가 거친 파도에 휩쓸려 바다 위를 이리저리 떠다니듯이, 마부의 무게가 전 같지 않은 태양 마차도 하늘을 누비며 ⓐ흡사 빈 마차처럼 흔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