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네 마리의 천마는 태양 마차가 엄청나게 가벼워진 데 놀랐다. ㉠멍에에서 느껴지는 무게가 그 이전에 견주어 믿어지지 않을 만큼 훨씬 가벼웠으니 당연했다. 태양 마차와 거기에 타고 있던 파에톤이 어찌나 가볍게 느껴졌는지, 네 마리의 천마는 자기들이 마차를 끌고 있다는 것도 잊어버릴 지경이었다. 바닥에 짐을 싣지 않은 배가 거친 파도에 휩쓸려 바다 위를 이리저리 떠다니듯이, 마부의 무게가 전 같지 않은 태양 마차도 하늘을 누비며 ⓐ흡사 빈 마차처럼 흔들렸다.
(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도 그는 태양 마차에 실려 어디가 어디인지도 모른 채 네 마리의 천마에 끌려갔다. 고삐도 쓸모 없고 밧줄도 하릴없어서, 신들의 자비에 몸을 맡기고 허망한 기도에 희망을 건 쪽배와 다를 것이 없었다. 그저 그렇게 북풍에 운명을 맡기고 허망한 기도에 희망을 건 쪽배와 다를 것이 없었다. 그저 그렇게 북풍에 운명을 맡긴, 소나무로 만든 한 척의 쪽배와 다를 것이 없었다. 그로서는 손을 쓸 수도 손을 쓸 여지도 없었다. 지금까지 달려온 거리가 적지 않았지만, 가야 할 거리는 이보다 훨씬 더 멀었다. 그는 도저히 도달할 가망이 없을 듯한 서쪽 하늘과 두고 온 동쪽 하늘을 번갈아 바라보면서 그 거리를 ㉡가늠해 보았다. 갈 수도 없고 물러설 수도 없는 입장이었다. 그렇다고 고삐를 늦출 수도 없었다. 고삐를 잡고 있을 힘도 없었다. 허둥대다가 천마들의 이름조차 잊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