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시문 A>
지금 우리는 세계 질서가 어디로 가게 될지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디로 가야 할지는 분명합니다. 21세기 새로운 국제 질서는 强大國과 弱小國, 그리고 中堅國을 포함한 모든 나라가 공존하며 함께 이익을 누리는 공동 번영의 질서가 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각종 분쟁과 억압의 근본 원인이 되고 있는 빈곤으로부터의 자유와 차별 해소를 위한 범세계적 프로젝트를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해나가야 합니다.
그러나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세계 여러 분야에 남아 있는 帝國主義的 사고와 잔재를 완전히 청산해야 합니다. 그리고 일부에서 다시 나타나고 있는 强大國 中心主義 경향을 경계해야 합니다. 이 점에 관해서는 오늘날 국제 질서를 주도하고 있는 나라들이 먼저 자신들의 과거와 미래에 대한 각별한 성찰과 절제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이웃나라에 대한 존중과 국제적인 합의 창출, 그리고 대립 해소를 위한 노력을 한층 강화해야 합니다. 强大國들이 평화와 공동 번영이라는 대의의 국제 질서를 이루려고 노력할 때, ‘힘’과 ‘대의’ 간의 긴장은 해소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그 가능성을 유럽연합(EU)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이제 유럽은 힘의 논리에 기초한 질서, 반목과 대립의 질서를 극복하고, 평화와 공존, 화해와 협력의 共同體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나는 동북아에도 EU와 같은 질서가 실현되기를 바랍니다. 그렇게 된다면, 동북아에는 그야말로 새로운 역사가 열리고 세계 평화와 번영에도 이바지하게 될 것입니다.
-노무현 대통령 聲明文(제60차 유엔총회 세계정상회의 고위급 본회의)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