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어느 작은 마을에 요한이라는 집배원이 살고 있었답니다. 요한은 젊었을 때부터 50여 마일의 거리를 오가며 우편물을 배달해 왔습니다. 어느 날, 그는 모래 먼지가 뿌옇게 날리는 길을 걸으면서 ‘앞으로도 계속 이 삭막한 거리를 오가며 남은 인생을 보내야 하겠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풀 한 포기, 꽃 한 송이 피어 있지 않은 거리를 매일 왔다 갔다 해야 한다는 생각때문에 깊은 시름에 잠기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무릎을 탁 치며 혼잣말로 중얼거렸습니다.
“어차피 내가 해야 하는 일이라면, 그것이 매일 반복된다고 해서 무엇이 걱정이란 말인가? 그래, 적극적으로 내 일을 하자. 아름답지 않은 것은 아름답게 만들면 되지 않는가?”
그는 다음 날부터 주머니에 들꽃 씨앗을 넣어 가지고 다니며 50여 마일의 거리를 오가는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그 꽃씨를 뿌렸습니다. 이렇게 여러 해가 지나자 그가 다니는 길 양쪽에는 철따라 노랑, 빨강, 보라의 꽃들이 피어났습니다. 해마다 봄에는 봄꽃들이, 여름에는 여름꽃들이, 가을에는 가을꽃들이 쉬지 않고 피어났던 것입니다. 그 꽃들을 바라보면서 요한은 더 이상 자기의 인생이 삭막하다고 여기지 않게 되었습니다.